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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 올곧다 너, 나무야! -
하운 김남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손바닥 뒤집듯
영혼마저 팔아버리는
슬픈 현실에
계절 따라 나무는
옷을 벗고 옷을 입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마음 쉬이 변치 않고
사람과 사람들
가벼운 약속들보다
더 깊고 더 오래
의리義理 있는 듯하다
내일 지구 종말이 오더라도
사과나무 한 그루 심는다는
앞서 하늘 간
어떤 현자賢者의 말처럼
해와 달이 바뀌고
세월의 강물 끊임없이 흘러가도
태고太古 적부터 우리 곁에
유유히 함께 해 오며
밥 먹 듯 쉽게 변變하는
오만의 변덕스러운 얼굴
세상의 나약한 인정에도
태초 그대로 변지 않고
생로병사生老病死
인간 한계의 연약함을
비웃기라도 하 듯
시간마저 무색하게 여기며
고독하지만 집안의 대들보처럼
의연하게 자신의 자리 소중히 여기며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해 준
올곧다 너, 나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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