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홍두깨
하운 김남열
“헛소리, 엉뚱한 소리가 만연하는 시대이다. 실천적 행동이 수반되지 않는 소리 즉, 말의 소리는 황당한 헛소리가 되거나 엉뚱한 소리가 된다. 이 시대는 누구나 헛소리와 엉뚱한 소리를 하며 살고 있다. 그러기에 이론과 실천이 병합하여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 소리는 엉뚱한 소리이며, 헛소리에 불과하며 그것이 행동이 될 때는 엉뚱한 행동, 엄한 행동이 된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대화를 할 때 동문서답東問西答하여 답답한 경우가 있다.
직역하면 동쪽과 관련된 것을 물어봤는데 서쪽과 관련된 것으로 대답한다는 것으로, 물음과 대답이 전혀 다른 상황을 말한다. 즉, 물음을 던졌는데 대답은 질문에 어울리지 않는 허황된 소리나 말같이 않은 소리를 내뱉는 경우를 말한다.
또 이러한 사람을 ‘완전체’라고도 한다.
실제로 대화를 하고 있는듯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고집을 부리는 것이나 언어의 장벽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전혀 답하지 않는 경우이다.
말하고 있는 것 같으나 서로의 대화에 집중하지 않으니 각자 말하는 것이며 대화의 소통이 대지 않는 경우이다. 상대방의 말에 대화의 문을 닺고 있는 경우이다. 모든 대답은 동문서답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비하卑下시켜 그러한 말을 헛소리라고도 한다. 대화에 당혹감까지 주기에 더 이상 대화의 진행이 안 되고 대화가 단절 된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사람을 엉뚱한 사람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동문서답하는 사람도 종류가 있다.
진짜로 정신이 정상적 사람같이 아니기에 자폐증 환자처럼 그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상적이나 시대적 저항 의지가 강해 김삿갓(김병연은 조선 후기의 풍자 시인이자 방랑 시인이다. 흔히 김삿갓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처럼 세상이 정도로 가지 않는 까닭에 저항적 모습의 그런 태도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 아니, 자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별안간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 제 정신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엉뚱한 소리가 만연하는 시대이다.
이론적 언어가 실천으로 옮겨져야 하지만 옮겨지지 않고 큰 소리의 난무亂舞. 그것도 엉뚱한 소리이다. 아니 헛소리가 된다.
엉뚱한 소리가 되지 않으려면 실천적 행동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남열 속담 수필집 “민심과 천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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